체감 권리금

이걸 뭐 법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둥 참 애매모호한 말들이 웹에서 떠다니는데, 확신하건데, 그 사람들은 절대로 자영업자가 아니다.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말을 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라 '권리금' 이라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계자산에 어떤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아예 이해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

당장 영세자영업자의 자식인 나의 입장에서 이야기 해 보면 (...) 권리금의 상실은 그냥 곧장 빈곤층 고고씽 하라는 말이랑 정확히 일치한다. 보통 집, 전세금이 일반적인 중-하위층 가정의 전재산이라고 할 만큼 비중이 클텐데 이게 그냥 없어진다고 보면 된다. 길거리에 나앉으라는 소리지.

법적으로 인정이 안되는 것과, 그 돈이 '실제로 거래 당사자들 사이에서 거래된다' 는 것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이 경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법이 문제니까 그냥 한푼도 보상해 주지 않으면 문제가 해피하게 해결될까? 당장 서울에 '권리금 없는' 점포를 단 하나라도 댈 수 있을까?

문제가 되는 재개발의 경우 권리금이 차츰 소멸될텐데, 이런 경우 그렇게 빨리 재개발을 하고 싶다면 현 거래가로 보상을 하던가 아니면 개발시한을 유예하는 한이 있더라도 어느정도의 실질적인 권리금을 회수 할 수 있도록 하는 쪽이 맞다고 본다. 이건 이게 정의고 선이라서 이게 맞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싸그리 정리해 버리면 문자 그대로 거리에 나앉는다니까.

뭐 어느정도 '권리금 보상의 성격을 띈' 비용이 보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그 액수와 재정착율이 좋지 않고, 이후의 계급변동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기사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니까 공평하지는 않은것 같은데 어쨌든 '권리금 따위 보상할 수 없다!' 라는 이상한 키워들의 의견과는 다르게 권리금은 '보상해야 하는' 금액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소리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경우는 개발시한을 지나치게 낙관해서 일이 극단적으로 흘러간 것 처럼 보이는데, 사실 용산재개발을 그렇게 급하게 서둘러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돈이 원인이 되어서 그런 (빠르게 개발을 해야만 하는)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건 이해하겠는데, 그런 사적이익조절에 어째서 정부가 개입해서 폭력을 휘두르는가 하는 이야기다. 용역의 사적폭력을 방임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잠깐 이야기를 바꿔서,

뭐였더라, "그래 그럴 줄 알았지!" 였던가? 라는 글을 보고 생각한 건데 그렇게 팩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개발 성과 보고서 같은 것을 찾는 성의를 보여서 "이게 착취가 아니면 뭐냐!" 라고 일갈하고 싶은 욕망은 없을까?

문제는 언제나 중층적이고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개중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다르겠지만 내가 볼 때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제2, 3의 희생자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때도 팩트 좋아하는 분들은 "그래 그럴 줄 알았지!" 라며 좋아들 하실까? 내가 본질론 같은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헛다리 짚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by milln | 2009/02/18 17:36 | 뉴스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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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감권리금</a>에 보면 댓글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의문점도 약간 비슷한데요, 그렇게 영악한 (-어떤 사람들의 정의에 따르면) 사람들이 그런 하이리스크를 감수하려고 들까? 하는 거죠. 그게 말이 되려면 이전에 하이리스크를 감수해서 하이리턴을 얻은 전례가 있거나, 혹은 그게 가능할 것이라는 어떤 심적인 보증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예는 적어도 언론에는 노출된 경우가 없는 것 같거든요. 옙. 그렇죠. 실제 이 싸움에서 이겨(?)서 이상림 ... more

Commented by blus at 2009/02/18 18:12
그러니까 그분들은 권리금에 대하여 보상을 요구하는 철거민들이 '투기를 목적한 권리금의 상환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그런 사람들은 이미 다 팔고 나갔을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Commented by milln at 2009/02/18 18:44
제가 생각하는 의문점도 약간 비슷한데요, 그렇게 영악한 (-어떤 사람들의 정의에 따르면) 사람들이 그런 하이리스크를 감수하려고 들까? 하는 거죠.

그게 말이 되려면 이전에 하이리스크를 감수해서 하이리턴을 얻은 전례가 있거나, 혹은 그게 가능할 것이라는 어떤 심적인 보증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예는 적어도 언론에는 노출 된 경우가 없는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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